행정법의 다양한 작용 중에서 행정계획은 특별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행정계획이란 특정한 행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행정에 관한 전문적 기술적 판단을 기초로 관련되는 행정 수단을 종합 조정함으로써 장래의 일정한 시점에 일정한 질서를 실현하기 위하여 설정한 활동 기준이나 그 설정 행위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행정계획은 도시계획, 환경계획 등 우리 생활 곳곳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 법적 성질과 통제 방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행정계획의 처분성과 계획재량의 범위
행정계획의 법적 성질에 대해서는 학설이 다양하게 나뉘어져 있습니다. 입법 행위로 보는 견해, 행정 행위로 보는 견해, 여러 가지 성격이 혼합되어 있다는 견해, 독자적인 성격을 가진다는 견해, 개별적으로 검토해야 된다는 견해 등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판례는 행정계획마다 개별적으로 검토해서 법적 성질을 판단하고 있습니다. 도시계획과 관련하여 판례의 태도를 살펴보면, 도시 기본 계획과 도시 관리 계획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습니다. 도시 기본 계획은 특별시, 광역시, 시 또는 군의 관할 구역에 대하여 기본적인 공간 구조와 장기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종합 계획으로서 도시 관리 계획의 수립의 지침이 되는 계획입니다. 판례는 "도시 기본 계획이라는 것은 도시의 장기적 개발 방향과 미래상을 제시하는 도시 관리 계획의 수립 지침이 되는 장기적 종합적 개발 계획으로서 직접적인 구속력이 없다"고 보아 처분성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도시 관리 계획은 특별시 광역시 시 또는 군의 개발 정비 및 보존을 위하여 수립하는 토지 이용, 교통, 환경, 안전, 산업, 정보 통신, 보건 후생, 안보, 문화 등에 관한 계획으로서 보다 구체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판례는 "도시 관리 계획 결정이 고시되면 건축물의 신축 등이 제한되는 등 도시 계획 구역 안에 토지나 건물 소유자의 권리 행사가 일정한 제한을 받게 되기 때문에 도시 계획 결정은 행정 소송의 대상이 된다"고 보아 처분성을 긍정하고 있습니다. 처분성을 부정한 다른 사례로는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과 환지 계획이 있습니다. 판례는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기본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계획으로서 행정 기관 내부에서 사업의 기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일뿐 국민의 권리 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어서 행정 처분이 아니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환지 계획은 환지 처분의 근거가 될 뿐이고 그 자체가 직접 토지 소유자 등의 법률상 지위를 변동시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항고 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반대로 처분성을 긍정한 사례로는 사업 시행 계획, 관리 처분 계획, 개발 제한구역 지정 처분이 있습니다. 재건축 정비 사업 조합이 수립한 사업 시행 계획은 인가 고시를 통해 확정이 되면 이해 관계인에 대해서 구속적인 행정 계획으로서 독립된 행정 처분에 해당합니다. 구도시 재개발 법상의 관리 처분 계획은 토지 소유자 등에게 구체적이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서 행정 처분에 해당합니다. 개발 제한 구역 지정 처분은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 방지 등을 목적으로 도시 정책상의 전문적 기술적 판단에 기초하여 행하는 일종의 행정 계획으로서 그 입안 및 결정에 관하여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가지는 계획 재량 처분입니다. 행정 주체는 구체적인 행정 계획을 입안하거나 결정함에 있어서 비교적 광범위하게 재량을 행사할 수 있는데 이를 계획 재량이라고 부릅니다. 계획 재량과 행정 행위의 일반적인 재량을 구별하는 견해도 있지만, 양자 사이에는 사실상 큰 차이는 없고 계획 재량은 일반적인 재량 행위보다 재량의 범위가 좀 더 넓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 구분 | 대표 사례 | 처분성 여부 | 주요 근거 |
|---|---|---|---|
| 처분성 부정 | 도시 기본 계획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 환지 계획 |
부정 | 직접적 구속력 없음 기본 방향 제시에 불과 |
| 처분성 긍정 | 도시 관리 계획 사업 시행 계획 관리 처분 계획 개발 제한구역 지정 |
긍정 | 권리 제한 발생 구체적 영향 존재 |
이러한 판례의 태도에 대해 유연하지만 보수적이라는 평가가 가능합니다. 행정계획의 법적 성질을 일률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판단한다는 점에서는 탄력적이지만, 처분성 인정 범위나 계획변경청구권 인정에 있어서는 상당히 제한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태도는 행정의 전문성과 재량을 존중하려는 사법 자제의 논리를 반영하고 있지만, 동시에 국민의 권리구제 측면에서는 비판의 여지도 적지 않습니다.
형량명령과 사법적 통제의 한계
행정계획에 대해서 행정청이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재량이 무제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행정 계획을 수립할 때는 공익과 사익 간, 그리고 공익 상호간, 그리고 사익 상호간의 정당한 비교를 해야 하는데 이렇게 정당한 비교를 해야 된다는 것을 형량 명령이라고 부릅니다. 법학에서 형량이라는 말이 자주 쓰이는데 형량에서의 형은 저울이라는 뜻입니다. 저울의 주된 기능이 양쪽의 무게를 비교하여 재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형량이란 저울 위에 올려서 양자를 비교하는 것을 말합니다. 행정법에서는 주로 공익과 사익 사이의 비교가 많이 이루어집니다. 2022년에 개정된 행정절차법에는 형량 명령에 관한 규정이 신설되었습니다. 행정절차법 제40조의4 행정 계획을 보면 "행정청은 행정청이 수립하는 계획 중 국민의 권리 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계획을 수립하거나 변경 폐지할 때는 관련된 여러 이익을 정당하게 형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량의 하자에 대해서 살펴보면 형량 명령을 위반하면, 다르게 얘기하면 형량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형량의 하자가 있는 것이고 이렇게 하자 있는 행정 계획은 당연히 위법하게 됩니다. 형량의 하자는 세 가지 경우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형량의 해태입니다. 이익 형량을 해야 되는데 이익 형량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을 형량의 해태라고 부릅니다. 두 번째는 형량의 흠결입니다. 이익 형량을 할 때 고려 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되는데 그 사항을 누락한 경우를 형량의 흠결이라고 부릅니다. 마지막으로 오형량이라는 것은 이익 형량을 하기는 했지만 그 형량이 정당성이나 객관성을 결여한 경우를 말합니다. 판례는 "행정 주체가 가지는 형성의 자유는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라 행정 계획에 관련되는 자들의 이익을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공익 상호간 사익 상호간에도 정당하게 비교 교량해야 한다는 제한이 있기 때문에 행정 주체가 행정 계획을 입안 결정함에 있어서 이익 형량을 전혀 하지 아니하거나 이익 형량의 고려 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 형량을 하기는 하였지만 정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경우에는 형량의 하자가 있기 때문에 이때는 위법하게 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형량명령을 중심으로 한 사법적 통제는 계획재량을 전면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자의적 결정을 방지하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형량의 해태, 형량의 흠결, 오형량이라는 틀은 행정청이 공익과 사익을 정당하게 비교·교량했는지를 점검하는 기준을 제공합니다. 이는 단순히 재량이 있다는 이유로 통제를 포기하지 않고, 재량의 행사 과정과 절차를 중시하는 현대 행정법의 흐름과도 부합합니다. 그러나 비판적 관점에서는 몇 가지 한계가 분명합니다. 형량의 해태나 흠결이 명백한 경우가 아니라면, 법원이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라는 표현 아래 행정청의 판단을 존중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는 사법적 자제가 지나치게 강화될 경우, 계획재량이 사실상 무제한에 가깝게 작동할 위험을 내포합니다. 행정계획은 장래 지향적·종합적 성격을 가지며, 다양한 공익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영역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민의 기본권 보호가 뒤로 밀려서는 안 됩니다.
계획보장청구권과 계획변경청구권의 권리구제
계획 보장 청구권이라는 것은 행정 계획이 수립되었다가 폐지가 되거나 변경되었을 때 그 당사자가 그 행정 계획의 존속이나 준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원래 있던 계획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 바로 계획 보장 청구권입니다. 행정 계획은 말 그대로 계획이고 계획은 기본적으로 변경이 가능한 것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계획 보장 청구권이라는 것은 인정이 되지 않습니다. 계획 변경 청구권은 행정청에 대해서 기존 행정 계획을 바꿔 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행정청은 행정 계획에 대해서 광범위한 재량을 가지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계획 변경 청구권이 인정이 되지 않고 이러한 변경을 거부한 행위가 항고 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 처분도 아닙니다. 판례는 "도시 계획법상 지역 주민에게 도시 계획의 변경을 청구할 권리를 인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계획 변경 거부 행위는 항고 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 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계획 변경 청구권이 인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행정 계획의 변경 신청을 거부하는 것이 당해 행정 처분 자체를 거부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폐기물 처리 사업에 적정 통보를 받은 사람이 국토 이용 계획 변경 신청을 하는 경우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A라는 사람은 구폐기물 관리법에 따라서 폐기물 처리 사업 계획에 적정 통보를 받아서 장차 폐기물 처리업 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보유하게 됩니. 그런데 폐기물 처리 허가를 받으려면 부동산의 용도 지역이 농림 지역에서 준 도시 지역으로 바뀌는 국토 이용 계획이 변경될 필요가 있어서 A는 국토 이용 계획을 변경해 달라고 신청을 했는데 행정청이 A의 신청을 거부한 것입니다. 판례는 "국토 이용 계획 변경 신청을 거부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당해 행정 처분 자체를 거부하는 결과가 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신청인에게 국토 이용 계획 변경을 신청할 권리가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A의 국토 이용 계획 변경 신청을 행정청이 거부한다면 이는 실질적으로는 A에 대한 폐기물 처리업 허가 신청을 불허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A는 행정청에 대해서 계획 변경을 신청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 권리를 가지는 것입니다. 계획 변경 청구권이 인정되는 다른 사례로는 특정한 법령에서 이해 관계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입니다. 대표적으로는 문화재 보호 구역 내 토지 소유자는 문화재 보호 구역 지정 해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도시 계획 구역 안의 토지 소유자 등은 도시 시설 계획의 변경을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판례는 "문화재 보호법은 문화재 보존 가치 외에도 보호구역 지정이 재산권 행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화재 보호 구역 내에 있는 토지 소유자는 보호 구역의 지정 해제를 요구할 수 있는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고 이러한 신청에 대한 거부 행위는 항고 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 처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주민에게 계획을 입안하고 제안할 권리를 부여하고 있으므로 도시계획 구역 내 토지 등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과 같이 당해 도시 계획 시설 결정에 이해관계가 있는 주민에게는 도시 시설 계획의 입안권자에게 도시 시설 계획의 입안 내지 변경을 요구할 수 있는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고 이러한 신청에 대한 거부 행위는 항고 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 처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계획보장청구권과 계획변경청구권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태도는 신뢰보호의 관점에서 아쉬움을 남깁니다. 행정계획이 장기간 유지될 것을 전제로 투자하거나 생활 기반을 형성한 국민에게, 계획은 단순한 내부 지침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물론 계획은 본질적으로 변경 가능성을 내포하지만, 일정한 요건 하에서 계획에 대한 신뢰를 법적으로 보호할 필요성도 존재합니다. 예외적으로 계획변경청구권을 인정한 판례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이지만, 그 인정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권리구제의 폭은 좁습니다.
| 권리 유형 | 내용 | 원칙 | 예외 인정 사례 |
|---|---|---|---|
| 계획보장청구권 | 기존 계획의 존속·준수 요구 | 원칙적 불인정 | - |
| 계획변경청구권 | 기존 계획의 변경 요구 | 원칙적 불인정 | 1. 변경 거부가 처분 거부와 동일한 결과 2. 법령이 이해관계자 보호 규정을 둔 경우 |
행정 계획이 처분성을 가지는 경우도 있고 처분성을 가지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처분성을 가지는 경우에는 대상적격을 충족하기 때문에 취소 소송 등의 항고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헌법 소원의 경우, 원칙적으로 행정 계획은 헌법 소원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법령의 뒷받침에 의해서 그대로 실시될 것이 틀림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이런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헌법 소원의 대상이 됩니다. 판례는 "비구속적 행정 계획이라도 국민의 기본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앞으로 법령의 뒷받침에 의하여 그대로 실시될 것이 틀림없을 것으로 예상될 수 있을 때에는 공권력의 행사로서 예외적으로 헌법 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행정계획에 대한 현행 판례 태도는 행정의 자율성과 정책 형성 기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는 국가의 복합적·전문적 기능을 고려할 때 일정 부분 타당성을 가집니다. 그러나 동시에 국민의 권리구제와 신뢰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보다 정교한 통제 기준과 예측 가능한 처분성 판단 기준이 요구됩니다. 행정계획은 단순한 정책 문서가 아니라, 현실에서 개인의 재산권·영업의 자유·환경권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규범적 행위라는 점을 고려할 때, 통제의 밀도를 어디까지 높일 것인지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합니다. 처분성 판단의 경계가 불명확하고, 계획변경청구권 인정 범위가 제한적이며, 형량 통제가 실질적으로 기능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는 만큼, 행정의 전문성 존중과 국민의 권리보호 사이의 균형을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도시 기본 계획과 도시 관리 계획의 처분성이 다르게 인정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도시 기본 계획은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개발 방향을 제시하는 지침적 성격의 계획으로 직접적인 구속력이 없어 처분성이 부정됩니다. 반면 도시 관리 계획은 건축물 신축 제한 등 토지나 건물 소유자의 권리 행사에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제한을 가하기 때문에 처분성이 인정됩니다.
Q. 형량의 하자 중 오형량은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를 말하나요?
A. 오형량은 행정청이 이익 형량을 하기는 했지만 그 형량이 정당성이나 객관성을 결여한 경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공익과 사익을 비교·교량했지만, 특정 이익을 과도하게 중시하거나 객관적 자료 없이 주관적으로 판단한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CX5ecKItv_g